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어려서부터 한글동화와 함께 영어동화를 시작해서 최근까지는 아주 쉬운 책을 위주로 읽어주고 있었고 얼마 전부터 짧고 간단한 단어와 문장을 막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그 단계를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되어 적당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중간단계의 내용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 동화를 찾기 힘들더군요. 그러던 중 친구 집에서 리딩트리를 소개받아 몇 권 빌려서 읽혔더니 좋아하며 더 읽고 싶다고 하여 마음의 결정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알아보고 있던 와중에 우연히 인북스를 알게 되었죠.
사실 최근 5개월 동안 여기저기 정보만 수집하고 있었는데 비싸기만 하고 맘에 드는 교재가 없어 낱권으로 된 수입동화를 조금씩 사서 읽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겐 쉬운 듯 하지만 스토리 연결이 계속 되는 점이 아이의 흥미를 끌 것 같아 3, 4 단계와 5단계(처음 6권)를 구입했습니다. 5단계는 아이에게 조금 어려울지도 몰라 다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한달 가까이 3, 4단계를 몇 번 읽어 주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너무 조용해서 방문을 열어보니 3, 4단계의 책이 침대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내가 읽어 주지도 않았던 5단계의 책을 꺼내어 소리 없이 읽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엄마, 이 책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있어요." 라고 말하며 그 다음 스토리가 단계별로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왜 노란색 책(5단계표지)은 6권 밖에 없냐면서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니 빨리 사달라고 6월 초부터 조르더라고요. 그때의 장면이 너무 소중하고 기뻐서 이렇게 사진으로 담아 놓았는데 보여드릴 기회가 있네요. 한꺼번에 열 댓 권의 책을 침대 위에 다 벌려놓고 한시간 내내 책 순서대로 찾아가며 스토리를 연결시켜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음 단계ORT를 사주지 않을 수가 없죠. 그 동안 영어동화(수입)를 꽤 읽었지만 같은 종류를 이어서 계속 사달라고 몇 번씩 얘기한 것은 처음이라 꼭 사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얘가 벌써 그 단계까지 이해한단 말인가? 하는 놀라움으로 기뻤지만 책을 구입한지 한 달 만이었기에 부담이 되어 망설이다가 인북스에 들어와 보니 마침 세일을 하더군요.
이번엔 6-7단계까지 구입했는데요, 역시 스토리가 궁금해서인지 좀 어려운 듯 싶어도 아이의 손이 자꾸 가더군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테이프를 틀어놓고 항상 1-2권 정도는 읽죠.
자기 전엔 소리내어 읽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엉터리로 된 영어 발음으로 얼마 전 새로 배달된 책을 가지고 와서는 열심히 한 권 읽고 잠이 들었습니다. 단어의 50%는 틀린 발음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는 이유는 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그림과 내용이 궁금해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분도 해 보세요. ~~

<나의 ORT 활용 노하우!!>
1. 아침에 눈뜨면 무조건 아이가 깨기 전에 테이프를 크게 틀고 "엄마랑 책 보자" 하며 옆에 엎드려 책을 펼친다. - 책 한 권 뚝딱!! (늦었을 때는 테이프만 크게 틀어놓고 세수하고 옷 입고 밥 먹는다. 사실 책 한 권 본문은 10분도 안 되요. 나머진 옷 입고 가방 챙길 때 들으면 돼요. 10분 일찍 일어나 보세요. 습관이란 건 무섭거든요.)

2. 아이가 한동안 안 보는 것 같으면 제일 생각 안 날 것 같은 내용의 책을 방바닥이나 침대 위, 책상 위에 마구 흩어 놓는다. (테이프를 틀기 귀찮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어쨌든 효과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읽더군요) 책 읽으라고 소리지르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3. 하루에 한 두 권 정도는 테이프와 상관없이 아이 옆에 슬그머니 앉아 갖은 애교, 성대 모사로 책을 최대한 재미있게 읽습니다. (안 볼 수 없겠죠?)

4. 자기 전에 소리내어 아이 혼자 읽기를 해 봅니다. (틀려도 괜찮다고 웃어주고 고쳐주지도 말고 읽기 싫다고 하면 같이 흉내내며 읽기를 한다거나 몇 자 안되더라도 역할을 맡아서 해보기도 합니다. 정 싫다고 하면 발음에 상관없이 누가 빨리 읽나 스피드 게임을 합니다. - 발음이 엄마나 아이나 가관입니다. 어쨌든 끝까지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혼자 읽기 싫어하면(사실 저녁에는 피곤해서 읽기 싫어할 때가 있어요) 책 읽어 주기 내기를 합니다. 아침에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오면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무조건 재밌게 읽어주는 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데도 효과 있더군요.

5. 소리내어 하루에 두 권 이상 읽으면 스티커가 한 장입니다. (스티커가 일정량 되면 용돈이 있습니다. 추가 보너스라고 할 수 있죠. 많진 않지만 저금도 하고 주로 문구사 앞에서 오락을 합니다. 오락에 한 맺힌 우리 아이에겐 더 없는 기회죠. 책도 읽고 오락도 정해진 규칙 안에서 하게 되니 조르지 않고 일석이조랍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6. 가끔씩 아빠의 엉터리 발음으로 책을 읽어 주게 합니다. 아이는 아빠발음 엉터리라며 자기보고 배우라고 신이 나서 더 엉터리로(?) 읽습니다. 자신감이 중요하니까요. 아빠에게 아이가 책 읽은 후에 과장되더라도 칭찬을 많이 해 주라고 미리 일러둡니다.

7, 평소에 책 속의 짧은 문장이나 감탄사라도 영어로 아이에게 말합니다. 자꾸 하면 쑥스럽지도 않고 어느새 아이가 먼저 Hooray~나 Oh help라고 말합니다.

8. 외국인을 만나거나 해외여행을 가면 꼭 아이에게 얘기할 기회를 줍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면 부모님께서 데리고 가서 대신 물어보지 마시고 관광지 외국인에게 직접 물어보고 스스로 가게 합니다. 겁을 먹으면 짧게라도 Restroom please - 라고 알려만 주시면 됩니다. 자신감이 생겨서 그 다음엔 뭐라고 말해요? 라고 다시 물어보지 않고 스스로 가서 물어볼 겁니다. 돌아오면 영어의 필요성이 절실해 지겠죠. 영어를 하지 않으면 화장실도 못간다는 사실을 - 호호호~

영어를 잘 한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지는 거죠.
저는 아이에게 영어는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한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공부가 아닌 즐거운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길 바랍니다.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다 보니 이런 저런 시도를 다 하게 되더군요.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함께 나눠요. 함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