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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영어이름이 Arnold랍니다)는 이제 7살입니다.
6살인 작년 1년 동안 A******이란 영어 유치원에 다녔습니다.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일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에 비하여 영어에 노출된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그럭저럭 간단한 문장은 알아듣는 듯 하더군요.
말하기도 약간! 썩 잘은 안되지만 떠듬떠듬! 어린 녀석이 나름대로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고 생각됩니다.
부담이 되긴 하였지만 영어유치원에 보낸 것이 잘한 결정이라고 늘 뿌듯해 하곤 합니다.
7살이 되자, 아이 엄마가 “영어 유치원도 차이가 있대! 같은 곳을 보내는 것보다 나은 곳으로 옮겨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면 선생님들도 같은 분들이고, 커리큘럼도 거의 같기 때문에 아이의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고 늘 생각했기 때문에 영어 유치원의 교체에 동의했습니다.
1월초에 여러 영어 유치원의 설명회를 순례한 후 결정한 곳이 B******란 곳입니다.
이곳 입학 절차의 일환으로 간단한 구술테스트를 통과하여 “재원반”에 등록하기로 허가 받았습니다.
영어유치원의 설명회에 참가할 때, 설명회는 늘 아이 엄마가 듣고 저는 아이들과 유치원의 교실 분위기, 놀이시설의 안전성이나 면적, 교구 교재들의 확보량 등을 둘러보곤 하였습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각 유치원마다 많고 적음은 차이가 있었지만 영어책들을 구비해놓은 곳! 즉, 도서실이 있더군요.
아! 영어책.. 비록 그림책에 글자는 몇자 안되었지만 이것은 저에게 있어 아주 생소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글 떼기가 아주 빠른 편에 속했던 아이는 집에서 늘 스스로 책(한글)을 읽었기에 최근 책을 읽어 준 기억이 아득하였습니다.
영어 유치원들의 도서실에는 평소 DVD로 보았기 때문에 친숙한 라이온 킹, 꼬마 기차 토마스 등의 이야기책들이 아이의 흥미를 자극했습니다.
혹시나 하였으나 우리 아이가 영어 그림책을 전혀 읽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분명 알파벳을 읽고 쓸 줄 알고, 간단한 문장을 말하고 알아 듣기 때문에 간단한 단어 정도는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저의 기대는 철저히 무너졌습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A****** 영어유치원에 대하여 배신감이 들더군요.
그때 저의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Home Schooling!” 약간의 혼란 속에서 “그래! 아이 교육은 학원이 시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선생님이 시켜 주는 것은 더욱 더 아니다. 아이 교육은 스스로의 흥미와 부모의 노력으로 완성되어 지는 것이다.”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영어만큼은 아이 엄마보다는 제가 직접 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사실 아이 엄마는 학습 교재를 구매하여 직접 국어, 수학, 주산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4살 된 둘째 아이도 돌봐주어야 할 시간을 주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정작 7살짜리 꼬마에게 우리 글도 아닌 외국어를 가르치려 보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글을 뗄 때 다름아닌 책을 많이 읽어 주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읽어 줄 적당한 영어책이 필요했습니다.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영어 이야기책은 제가 소리 내어 읽기 힘들 정도로 어렵더군요.
제가 한심하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막연하였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있어 옥스포드리딩트리와 Dolphin Readers 시리즈가 기초부터 시작하여 읽기 교재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두 제품을 선정하여 구매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총 시리즈 전체를 구매하기 위한 비용을 뽑아보니 대충 200만원 이상이 필요하더군요.
“일단 초급만 사자! 차근차근! 둘째도 있으니까!” 옥스포드리딩트리는 Stage 1의 “Kipper Stories”와 “Biff and Chip Stories”를 발주했습니다.
그리고 Dolphin Readers 시리즈 Starter Level의 교재와 activity book을 발주하였습니다.
다음날, 회사로 아내에게 전화가 왔더군요. "여보 책이 도착했는데 이상해 1권당 4장인데 그림 뿐이고 글자가 없어” 순간적으로 옥스포드리딩트리 책 발주 시 (Picture book)이란 문구를 본 기억이 났습니다. 속으로 ‘이런 제기랄!!’, 하지만 전화를 받고 있는 아내에게는 “원래 알고 있었어! 그림책부터 시작하는 거지 뭐~” 하며 애써 태연한 척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추가 구매 및 정보의 획득을 위하여 인북스 홈페이지를 자주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이벤트 공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ORT Read at Home 리뷰단 모집” 1~4단계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우리 아이는 겨우 1단계에 해당하는 듯! 정신 없이 신청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벤트를 시작 한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안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였습니다.
2월은 영어 유치원에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꼭 1년을 Full로 다 채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3월이 되면 또 새로운 곳에 적응하느라 힘이 들 테니, 그 동안 엄마와 동생이랑 놀면서 충분히 재충전 할 시간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영어 읽기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키고자 맘먹었습니다. 얇고 쉬운 파닉스 2권과 함께…
2월 6일경 집에 도착해 보니 아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ORT Read at Home 책이 배송 되었기 때문이더군요. 별도로 E-mail 등의 연락을 받지 못하였기에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확인해 보니, 1/2 단계 중 맨 마지막에 제 이름이 써 있더군요. 그것도 원래 15명을 선발할 예정이었는데 주최측에서 20명으로 5명 늘렸기 때문에 제가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하하 올해 운세가 아주 좋더니만! 아무튼 저를 이 “ORT Read at Home” 리뷰단에 포함시켜 주신 주최측 관계자 분께 이 기회를 들어 감사 드립니다.
일단 무엇보다 책이 Hard cover란 점이 좋았습니다. 이미 구입한 옥스포드리딩트리 시리즈들은 책 표지가 얇아서 뭐랄까 책으로서의 친근감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거든요. 책의 뒷 표지 안쪽에는 튼튼한 비닐로 봉투를 만들어 CD를 넣어 있었습니다. CD가 비닐에 넣고 빼고 하다 스크래치가 많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책 따로 CD 따로 보관하다 분실되는 경우는 많이 줄일 수 있으므로 좋은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더군요.
책은 6권을 받았습니다.
1단계는 “Funny Fish”, “Silly Races”, “Dad’s Birthday”의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2단계는 “Poor Old Rabbit!”, “Floppy and the Bone”, “I Can Tick a Tiger”의 3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맨 처음 손에 잡은 책이 “Silly Races” 였습니다.
책을 처음 펴고 제일 먼저 읽은 글이 “Kipper ran” 이었습니다.
순간 ‘RAN???’ ‘이건 머야? 설마 과거형???’ 그 이후로 계속되는 과거형들! “Kipper got…”, ‘미래, 현재, 과거란 개념조차도 모르는 7살짜리에게 과거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담??’ 아니나 다를까 책을 읽어 주는데 바로 어택이 들어옵니다!
“아빠! ‘랜’이 아니고 ‘런’ 아냐???”, “음~ 그게 말이지 ‘과거’라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벌써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내가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알겠어?” 우격다짐으로 확인합니다.
모른다는 말은 절대 안 하지만 얼굴은 절대 모른다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일단 녀석의 이마에 꿀밤을 한 대 줍니다. 톤은 이미 한 옥타브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런’은 ‘달린다’ 이고, ‘랜’ 은 ‘달렸다’ 라고 하는 거야!” 아들의 얼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듯 다른 곳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듯 하더군요! ‘휴~ 다행이다!’
1단계의 3권은 주제도 코믹할 뿐 아니라 반전을 포함하고 있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반면 2단계의 3권은 보다 깊은 사고력을 요합니다.
그림도 재미있고 글자 크기도 적당하여 마음에 꼭 듭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매일 읽는데도 불구하고 지겨워 하지 않고 재미있어 합니다. 처음 의도는 1단계 3권이 목표이고 시간이 지나면 2단계를 읽어줄 요량이었는데 약 4주가 지난 요즘은 스스로 6권을 혼자서 읽어냅니다.
아, 오디오 CD는 아직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 한 두 번 들어 봤는데, 아이가 따라 읽기에는 너무 빠르더군요.
이제 몇 시간 후면 새로운 영어 유치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텐데 다행히 이번 한달간의 방학동안 파닉스 기초와 간단한 단어는 읽기가 가능하도록 해주었었다는 성과에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앞으로도 매일 하루에 1시간 정도는 영어책을 꾸준히 읽어줄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하여는 단계를 높여가며 책을 사야겠지요.
독서 삼매경 설날.. 외갓집으로 출발하기 바로 전! 엄마가 이것저것 준비를 하는 시간을 이용하여 독서 삼매경에 빠진 우리 아들과 딸입니다.
딸은 아직 한글도 못 떼었는데 오빠가 하는 일은 절대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오빠가 책을 읽으면 그림이라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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